일본식으로 표현해보는 사태.

이글루 리포트 - 망콘콘의 역逆인기투표 사태.

A : 너, 이거 알아?

B : 뭐?

A : 가상공간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스캔들이다.

B : 냄새나는 배불뚝이들이 얼굴이 벌개져서 키보드를 두들기는 짓에는 관심이 없다구요.

A : 그러는 너부터 하루종일 컴질이잖아.

B : 그러니까 나도 냄새나는 배불뚝이 맞아.

A : 아무튼, 사건이 벌어진곳은 이글루스라고 하는데, 어떤 에로계 블로거가 편찬한 "싫은 사람 리스트"가 상당한 반향을 부른모양.

B : 이글루스? 웬지 추워지는 이름이네

A : 리스트에는 평소 활발히 포스팅하던 유명 블로거들이 대거 포함되어, 이글루스 전체의 이슈로 확산되었다고 해.

B : 일단 싫은 사람 리스트 따위를 만드는 일 자체가 웬지 싫어... 음침해....

A : 그런 기본적인 "음침함"에 더하여, 이번일은 특히 "이글루스라는것"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진 측면이 있어.

B : "이글루스라는것"은 뭔데?

A : 음... 명확하진 않지만, 쉽게 말하자면 적당히 리버럴한 사람들이 모여서 세론(世論)을 나누는 지식살롱의 느낌이랄까. 거대한

넷의 쓰레기통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찾아 피난할수 있는 쉘터로 여겨져왔었는데, 그러한 여유가 파괴된 점에 많은 블로거들이 분

노한 모양이야.

B : 그쪽도 침침하긴 마찬가지 아냐? 요즘 시대에 지식살롱이라니...

A : 그래서 망콘을 응원하는 측에서는 자신들을 이른바 "구세력"에 대항하는 레지스탕스로 여기는 분위기도 있다고 하는군.

B : 싫은 사람 리스트를 작성하는 레지스탕스라... 뭐랄까 상당히 귀여운 느낌이네요

A : "구세력"측에서는, 의견의 차이는 아무래도 좋다, 다만 "블로그를 한다"라는것의 본체인 "블로그 포스팅"로 흑백을 가리려하지

않고, 추종자들과 함께 하는 안전한 공간에서 남 뒷다마를 깐점에 대해서는 매우 불쾌하다, 는 입장이라는군.

B : 확실히, 블로그는 포스팅이 주된 목적이니까... 의견에 반대하면, 자신들도 반대 의견을 글로 작성하면 되는거잖아?

A : 그렇지. 의견 차이로 생기는 어그래시브 자체는 문제가 아니야. 문제는 그 어그래시브함이 본격적으로 포스팅을 하는 에너지로

쓰이는게 아니라,  수십명이 일제히 달아대는 단발마적인 리플이나 그런 리플들을 취합해서 만드는 "득표 리스트"따위로 표출되는

점이지.

B : 어그래시브를 글로서 변환하는 능력이 결여된거 아냐? 그 녀석들?

A : 그래. 사실 어그래시브는 세상 어디에나 있고, 젠체 하는 지식인들조차 자기 의견을 내세우기 위해 신문 지면을 빌려 매일 어

그래시브를 노출하고 있다고요. 문제는 표출의 방법이겠지.

B : 어그래시브는 있다, 하지만 글을 쓰는것은 귀찮다. 망콘콘이라는 블로그는 내가 안전하게 뛰어놀수 있는 공간이다. 의견을

같이 하는 친구들이 아주 많다. 마침 평소에 싫어하던 놈들이 생각났다.... 음, 확실히 불꽃만 당겨줘도 불이 활활타오를것 같은 느

낌이네요. 너무 찌질해서 슬퍼질정도^^

A : 그 이전에 더 심각한 문제는 근본적으로 디베이팅과 불링(BULLYING : 왕따. 괴롭힘) 을 구별못하는 것이겠지요. <의견이 다르

다. 따라서 "디베이팅"해야 되겠다>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에요. <저녀석은 나와 의견이 다르다. 그래서 "불링이다!">로 나가는거야.
 
B:  확실히 "싫어하는 사람 리스트"는 초등학교 애들이 쓰는 왕따 쪽지 같은 느낌이군. 지식 살롱의 '침침함'쪽을 응원해 주고 싶어

져. 최소한 왕따 쪽지라는 눈물나는 음침함보다는 훨씬 건전하니까.

A : 그러나 사건을 일으킨 측에서는 자신들을 이글루스의 "가식"에 대항하는 신세력으로 여기고 있는 모양이야. "지식살롱스러움"

으로부터 파생되는 젠체하는 분위기가 눈에 거슬렸던거지.

B : 그러니까 그게 불만이면 자기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면 되는 거잖아요. "나는 이글루스의 가식이 싫다". 그러면 거기에 "나는 가

식이 좋다" 혹은 "가식이 아닌 예의다"라고 하는 사람이 또 붙어서 논쟁이 될거 아냐. 그게 블로깅 아닌가?

A : 그렇지. 설령 이글루스에 '가식'이란게 존재하는게 사실이라고 해도, 거기에 대한 비난의 방법이 완전히 틀렸다는 거야. 왕따

쪽지 따위로는 스스로의 찌질함을 증명할 뿐이라고. 왕따 쪽지를 쓰는 찌질함보다야 가식이 백배 낫지.

B : 그런데 사건의 장본인들은 도데체 정체가 뭐야?

A : 디씨등지에서 흘러들어온 학생들이 대다수인듯해.

B : 디씨 분위기에 젖어서 멋모르고 뛰놀다가 사건을 만든것인가요.

A : 분위기에 젖었다기 보다는, 이글루스에 디시의 논리를 대입하려고 했다고 볼수 있지. 이른바 "이글루스의 가식"에 대비되는

안티테제로서의 "디시의 진솔"말이야.

B : "디시의 진솔"이라고 해도, 정작 당사자인 디시에서 조차 나름대로의 예의와 룰이 있다구요. 욕설을 마음대로 해대는것외에는

오프라인과 비교해서 특별히 예의가 결여되어 있지도 않아. 경험해본 바로는.

A : 그렇지. 디시라고 해도 어디까지나 예의의 본질은 살아있겠지. 사람이 부대끼는 공간이니까.

B : "싫은 사람 리스트"따위는, 디씨에서조차 환영받지 못할 일이야. 예의의 모습이 다를뿐, 예의의 구조는 같다구요. 가만있는 사람

을 괜히 괴롭혀서는 안된다던지, 이유없이 남을 괴롭혀서는 안된다던지 하는 교과서적인 모랄들이, 디씨에서라고 통하지 않는것은

아니죠.

A : 왕따 쪽지라면...

B : 왕따 쪽지라면 최악의 구조지. 예의가 어그러질수 있는 최악의 구조야. 함부로 그런짓을 선동했다가는 자기 갤로그가 박살나는

꼴을 봐야 할껄.

A : 디시의 진솔이라면, 진솔로부터 파생되는 "컨텐츠", 즉 재밌는 합성이나 게시물들이 전재되어야 비로소 의미가 있는거겠지요.

어느정도의 욕설과 무개념을 용인해주는 이유는, 그런 자유로움으로부터 비로소 창의적인 '컨텐츠'가 도출되어 나오기 때문-

그런 결과물을 도출해내는것과 관련없는 단순한 찌질함은, 오히려 디시에서 더욱 경계되는 것이라고.








일본어투를 한번 사용해 봤습니다. 





 

by 20th소년소녀 | 2008/05/10 19:21 | 이것저것들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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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다비 at 2008/05/10 21:52
풉 풉 지식 살롱. 리버럴과 쿨이라니 언제적 유행이야. (답글 일본어풍으로 달아봤습니다.)
Commented by 가고일 at 2008/05/11 02:18
이글루에서 디시를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바로 그점을 쉽게 간과하곤 합니다. 디시에서 '본좌'는 그냥 생기는게 아니지요.
남을 잘 깐다고 본좌가 된다면 초딩이면 무조건 본좌후보일겁니다.
Commented by 가고일 at 2008/05/11 02:25
물론 디시 안에만 놀아서 다른데를 전혀 경험못한 찌질이들도 찌질과 자유스러운 비판을 구분 못하는건 마찬가진거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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